사단법인
한국생분해플라스틱생태계협회
  정보/자료 > 자료실

친환경이 아닐지도 몰라요

• Wirter : KABPE  
• Date : 2024.08.08  
• Hits : 229

시작은 어벤저스급의 각오였다. 종이 빨대나 플라스틱 빨대나 매한가지 아니냐고 불평을 쏟는 친구를 보며, 생분해성 시트 마스크가 100% 분해된다고 믿는 후배를 보며 친환경의 탈을 쓴 악의 무리를 바로잡아 지구를 지키겠다는 결심! 그러나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혼란에 빠졌고 ‘친환경이다, 아니다’를 단정 짓는 건 히어로의 임무만큼이나 어려운 문제임을 깨달았다.


하나의 물건이 탄생하기까진 매우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 원재료를 채취하고 생산하며 유통하기까지. 그렇게 세상 밖으로 나온 제품은 사람들에게 소비되고 쓰이다 버려진다. 따라서 친환경 성품을 판단하기 위해선 전 생애를 살펴봐야 한다. 출신이나 겉모습, 이력같은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이를 가를 수 없다. 무엇보다 아무리 친환경적인 제품이라 할지라도 무분별하게 사용되면 그 자격은 박탈되고 만다. “플라스틱의 시작도 코끼리 상아를 대체해 멸종 위기를 막기 위함이었어요. 좋은 의도로 개발됐지만 지각 없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바람에 지구 종말을 부르는 역적이 되었죠. 친환경의 대표주자인 텀블러나 에코 백도 예외가 아니에요. 유행 아이템이 되는 순간, 환경에 위해를 가져올 수 있죠.” 환경교육 전문가이자 비지커뮤니케이션 대표 오경희의 말.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도 같은 의견이다. “지구를 살리는 친환경 소비는 없습니다. 탄소 배출을 줄였으니까, 친환경 재질이니까 소비해도 된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환경 친화적인 사람으로 보이기 위한 자기 과시적 소비도 멈춰야 합니다. 결국 친환경적인 제품은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에요.”
앞으로 이야기되는 대상을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보길! 친환경이란 자격을 단면으로만 평가해선 안 되며 친환경을 결정짓는 건 결국 나의 사용 방식이다.

종이 빨대
종이 빨대에 대한 논란은 오래전부터 계속되고 있다. 방수 코팅된 종이 빨대가 재활용이 어렵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이는 결국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 최근엔 과불화화합물(PFAS,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아 환경을 해치는 물질로 사람에게도 유해하다)이 검출되고, 제조와 폐기 과정에서 에너지 소모와 온실가스 배출이 크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제기되며 플라스틱 빨대보다 유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 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실정은 좀 다르다. 지난해 국내 제지 업체에서 PFAS 검사를 시행했고, 국내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홍수열은 “국내는 운반 거리가 짧기 때문에 운송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도 상대적으로 적어요. 순환림을 통해 원료를 조달해 나무를 베더라도 새로운 나무 식재로 탄소 배출을 상쇄할 수 있고요. 또 국내 생산 빨대는 비닐 코팅을 하지 않죠.”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종이 빨대는 친환경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환경전문가들은 앞서 말했듯 재질만으로 환경성을 평가하는 건 위험하다고 강조한다. “재질을 논하기 앞서 ‘일회용’이란 측면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 활동가 허혜윤은 종이 소재가 갖는 친환경 이미지로 인해 시장이 분별없이 확장되는 걸 경계해야 한다고 전한다. “종이 빨대도 일회용이기 때문에 플라스틱 빨대의 대안이 될 순 없어요.”

비건 가죽
‘비건’이란 단어가 갖는 의미를 바로 알 것. 동물 피혁을 쓰지 않았다는 게 곧 식물 소재를 사용했다는 의미로 들릴 수 있지만 화석 연료로 만든 플라스틱 가죽도 여기에 해당한다. 알다시피 합성섬유는 인체와 환경에 유해할 수 있으며 생물 다양성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게다가 내구성이 떨어지고 재활용 가능성이 낮아 천연 가죽보다 많은 폐기물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어떤 소재로 만든 가죽인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플라스틱프리를 외치는 인조 가죽이 증가하고 있다. 아직은 식물성 재료에 플라스틱을 합성한 피혁이 우세하지만, 버섯을 100% 사용한 가죽이 등장하는 등 시장은 성장 중이다. 천연 소재를 사용한 제품이라면 함유량을 따져보고 원료 조달과 공정, 분해까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확인할 것. 버려진 부산물을 활용하는 등 생태계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이 실천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돌아봐야 할 친환경 레더의 조건은 이렇다. “정말 필요한 제품인지 심사숙고한 후 내구성 좋은 제품을 오랫동안 사용해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않는 것.” WWF 한국본부 기업파트너십팀 홍나희의 조언이다.

생분해 플라스틱
생분해 플라스틱은 원재료에 따라 각기 다른 분해 조건을 갖고 있다. 일부는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만 분해되며 이는 자연 환경에선 분해가 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석유 추출 원료로 만든 신재 플라스틱이 혼합되어 분해되더라도 미세플라스틱으로 남거나 소각 시 온실가스를 유발한다. 생분해 플라스틱이 쓸모를 갖기 위해선 회수를 통한 폐기와 재활용 인프라가 구축되어 생태계에 해를 끼치지 않는 기간 내에 완전히 분해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는 일반 쓰레기 배출을 권장하며 소각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생분해 플라스틱이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플라스틱이라는 본질은 동일하다고 말한다. 오히려 플라스틱 사용의 감축을 방해하고 생산을 촉진시킬 수 있음을 경고한다. “궁극적인 해결책은 일회용품을 점진적으로 없애는 것입니다. 또 기업과 정부의 시스템 변화가 이루어져야 하죠. 정부는 생산 감축을 위한 강력한 정책을 만들어야 하며, 기업은 재사용 용기 제공, 리필 스테이션 인프라 등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 김나라의 설명.
홍수열은 “생분해 플라스틱을 남용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재활용이 잘 되고 있는 제품을 굳이 생분해 소재로 바꾸는 것도 주의해야 하죠.”라고 덧붙인다.


전기자동차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홍혜란은 현재 가장 친환경적인 차는 전기자동차가 맞다고 말한다. “기후위기 대응의 관건은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일입니다. 전기차는 주행 중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인 대안이죠. 물론 배터리 생산이나 제조, 충전 등의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전과정평가(LCA)로 보더라도 경유나 휘발유보다 CO₂ 배출이 적고 개선의 여지가 무궁무진해요.”
그러나 보완할 점도 분명히 있다. 홍나희는 지속가능한 공급망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전기자동차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다양한 금속을 정제하고 융합하여 만들어지는데 이 절차 중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소비됩니다. 또 증가하는 금속 자원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상업적 심해 채굴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죠. 상업적 심해 채굴은 해저 서식지와 생태계를 파괴하며 독성과 화학물질을 유출해 해양생물을 질식시킬 수 있어요.” 지속가능한 전기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폐 배터리에서 금속을 추출하여 제조에 활용하고 재사용하여야 한다. “전기자동차에 공급되는 전기가 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되었다면 이 또한 친환경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재생에너지의 사용이 확대되어야 합니다.” 허혜윤의 말. 따라서 이 역시 가장 친환경적인 건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 타기, 그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다.

유리 용기
유리 용기 역시 종이 빨대와 마찬가지다. 미세플라스틱과 환경호르몬의 위험성이 낮다는 점에서 유익하지만 무게가 무겁고 깨지기 쉬워 제조와 운반 과정에서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 따라서 환경성을 완벽히 확보하기 위해선 재사용을 해야 한다고 환경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를 낸다. “유리 용기도 한 번 쓰고 버려지면 플라스틱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발생시킬 수 있어요. 따라서 수거부터 세척까지 재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죠.” 허혜윤은 이러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국가와 기업부터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럼 소비자는 무엇을 실천해야 할까? 유리 용기 역시 무조건 친환경적이라고 받아들이기보단 생산과 이동, 폐기 등 전 생애주기를 살펴볼 것. 만약 이러한 정보를 찾기 힘들다면 생산자에게 지속적으로 요구한다. 소비자들이 ‘책임 있는 소비’를 할 때 기업과 국가는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
최근 재활용 플라스틱 용기를 친환경 포인트로 내세우는 브랜드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 재활용은 많은 공정이 필요해 환경에 유해할 수 있다는 의견이 존재하는데. 진실은? “플라스틱의 자원순환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신재 플라스틱 생산을 멈추고, 이미 사용된 플라스틱을 재활용해서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수거, 세척, 분쇄, 재가공 등 플라스틱 재활용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이 사실이죠. 이 모든 과정이 비효율적이거나 대규모로 불가능하다면 오히려 환경에 부담을 줄 수 있어요. 모든 단계에서 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홍나희의 설명. 단일 소재로 만들거나 분리하기 쉬운 구조로 설계하는 것 역시 효율적인 재활용을 가능케 한다. “용기를 재사용하는 것이 재활용보다 좋고, 재활용하는 것이 태우고 매립하는 것보다는 친환경적입니다. 다만 무늬만 재생 원료를 사용하는지도 살펴야 해요. 최근 재생 원료의 중요성과 가격이 높아지며 새 제품을 그대로 폐기한 후 이를 재생 원료로 위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요.” 홍수열의 말. 따라서 면밀한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한다.


친환경이 아닐지도 몰라요, BAZAAR, 2024년 08월 07일 입력, 

https://www.harpersbazaar.co.kr/article/1868585

• Total : 531 ( 10/36 pages)
No. Subject Date
396 과천시,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개최
KABPE / 2024.08.27
2024.08.27
395 [HARFKO 2024] 한새, PP소재 전열교환소자 등 선봬
KABPE / 2024.08.26
2024.08.26
394 CJ제일제당,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 적용한 섬유 공개
KABPE / 2024.08.23
2024.08.23
393 열에 강한 플라스틱, 미생물로 생산…약물 전달에 활용
KABPE / 2024.08.22
2024.08.22
392 공기에서 먹는 물 만든다…자연서 영감 받은 휴대용 물 포집기
KABPE / 2024.08.21
2024.08.21
391 미세 플라스틱 쏟아내는 담배 꽁초…"담뱃갑에 경고 문구 표기를"
KABPE / 2024.08.20
2024.08.20
390 사조대림, '재활용·재사용’ 콘셉트 추석 선물세트 선봬... 플라스틱 94톤 절감
KABPE / 2024.08.19
2024.08.19
389 “생분해 플라스틱, 2028년까지 5배 성장”…갈 길 먼 대한민국
KABPE / 2024.08.16
2024.08.16
388 봉투째 업체 넘기고 “재활용률 100%”... 쓰레기의 거짓말
KABPE / 2024.08.10
2024.08.10
387 아임에코, 오비맥주 카스와 세계 최초 '컵 투 컵' 친환경 프로젝트 진행
KABPE / 2024.08.09
2024.08.09
친환경이 아닐지도 몰라요
KABPE / 2024.08.08
2024.08.08
385 [마이펫페어] 소울랩스, 오놀라 워싱배변패드로 친환경 솔루션 제안
KABPE / 2024.08.07
2024.08.07
384 생분해 멀칭필름 사용하면 유기농 취소?
KABPE / 2024.08.06
2024.08.06
383 조성원 동성케미컬 부사장 “사용 편의성 유지하고 오염 줄여야…생분해 플라스틱이 대안”
KABPE / 2024.08.05
2024.08.05
382 "플라스틱 빨대 반대" 해리스의 플라스틱 정책은?
KABPE / 2024.08.02
2024.08.02
GS칼텍스 SCL(재) 서울의과학연구소 아모레퍼시픽 씨티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