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을 가져와야 합니다. 회의장에는 일회용 물컵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또한 배지에 사용할 수 있는 끈을 직접 가져와서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도록 권장합니다."
국제플라스틱 협약 정부간협상위원회(INC-5)를 진행하는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국의 미디어팀이 지난주 언론에 공지한 내용을 보면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분명해 보였지만, 이러한 규칙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회의장소 문제 등 준비 부족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감시의 눈`이 바라본 협상장의 단면
플라스틱 오염을 막기 위한 협약 성안을 위한 5차 회의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한 노현석 부산환경운동연합 협동사무처장은 27일 "회의장 카페에서 일회용품으로 된 용기로 음료를 건넸다"라며 "이런 모습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곳곳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전(26일) 오후 누군가가 일회용품에 담긴 배달음식을 건네받아 협상장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도 목격했다. 노 사무처장은 "어제 7시 한국의 기업 옵서버로 보이는 이들이 보안검색대를 나와 이렇게 하는 걸 봤다"며 황당하다는 듯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INC-5 회의에는 지속 가능한 텀블러나 다회용기를 가져온 참석자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노 처장의 말에 따르면 다른 한쪽에선 상반된 풍경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그는 "여러 구청이나 공공기관에서 도입한 다회용기와 세척 시스템을 왜 비치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협상장의 공간 부족도 성토 대상이 됐다. 이번 회의에서 정부 대표단 외에 또 다른 축을 이루는 국내외 NGO 옵서버들은 이른바 `감시의 눈`이다. 협약 성안 과정이 산유국이나 로비단체, 이해당사자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지 지켜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공간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불만이 커졌다. 그린피스의 한 활동가는 <오마이뉴스>에 "둘째 날부터 선착순 마감 공지를 받았고, 인원이 차면 줄을 서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같은 참석 제한은 직전 캐나다 오타와 4차 회의에선 없었던 일이다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여러 단체가 공개적으로 넓은 회의장 확보를 요청했지만, UNEP과 우리 정부는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이를 놓고 국제시민사회(Civil Society and Rights Holders Coalition)는 "적절히 대비하지 못해 회원국과 옵서버 모두에게 깊은 좌절감을 안겨준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는 내용으로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는 "준비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혹평을 쏟아냈다. 연대는 "협약의 주요 이해관계자인 선주민이나 비공식 폐기물 수거자들은 인도·캐나다 등에서 비용과 생계 부담을 안고 방문했지만, 정작 회의장에 참석하지 못했다"라며 "일각에선 최악의 INC라는 평까지 나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옵서버들의 이러한 지적에 우리 정부는 `오해가 있다`며 적극적으로 해명을 내놨다. 외교부의 INC-5 담당 관계자는 "카페 일회용품의 경우 재활용이 가능한 자연친화적 재질에 생분해성 용기"라며 "플라스틱 오염 종식 회의인 만큼 UNEP과 사전 협의를 거치고, 업체 측과도 약속한 뒤 제공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내가 부족해보여) 이 부분과 수거를 위해 사용 후 다시 가져와 달라는 사인을 27일부터 부착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일회용기 배달음식 반입에 대해서는 보안 체크 과정을 거쳐야 해서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며 추가 확인이 필요하단 태도를 보였다. 가장 큰 사안인 `장소 협소`를 놓고는 과거와 규모가 달라졌다고 얘기했다. 이번 회의에서 4000여 명에 달하는 참석자 가운데 옵서버 참석자 숫자는 1900여 명으로 지난번(옵서버 1100명)보다 크게 늘었다. 게다가 회의장 좌석이나 공간 배치 등을 UNEP이 맡고 있어 정부의 재량권이 부족하다는 것이 외교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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