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장갑을 사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근 찾은 수원시 권선구의 한 주유소 기기 앞에는 ‘환경보호법에 따라 비닐장갑을 사용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이런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일반적으로 손에 기름이 묻지 않도록 비치해 두는 일회용 비닐장갑은 실제 찾아볼 수 없었다.
해당 주유소 관계자 A씨는 “수년 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라는 정책이 시행될 당시 본사에서 비닐장갑을 사용하지 말고, 수시로 기기를 닦으며 고객도 응대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었다”며 “소장 재량으로 비치할 수는 있지만, 가게가 더 깔끔하게 유지되는 장점도 있어 정책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다시 친환경 정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수년간 이어진 논의를 바탕으로 자발적인 실천을 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직원이 없어 사각지대로 꼽히는 무인점포의 경우 시스템상 대응이 어려워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2030년까지 폐플라스틱 배출량을 전망치(1천11만9천t) 대비 30% 이상(700만t) 감축하는 내용을 담은 ‘탈플라스틱 종합대책 정부안’을 공개했다. 모든 빨대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해 업주는 손님이 요청하는 경우에만 제공해야 하고, 다회용컵 사용 유도를 위해 음료 영수증에 일회용컵 가격을 별도로 표시하는 ‘컵 따로 계산제’도 추진한다.
업주들은 반복되는 일회용품 규제 정책 번복에 피로감을 보이면서도 오랜 기간 이어진 논의에 동참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히 최근 빠르게 증가하는 무인점포의 경우 업종 특성상 고객 의사를 물어볼 수 없어 규제 대상은 아니지만, 자체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의정부시 가능동에서 무인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디저트 포장 등을 위한 비닐은 생분해성 제품으로 비치해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B씨는 음료 추출 기계 구조상 텀블러 사용이 어려운 점을 한계로 꼽았다. 그는 “기기가 자동으로 일회용컵을 내보내도록 설정돼 있어, 손님이 텀블러를 챙겨와도 쓸 수가 없다”며 “정부가 다회용기를 권장하고 있지만 무인카페에선 구조적으로 사용이 불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찾은 수원 팔달구의 한 무인카페에서도 일회용컵은 별도 기기에서 나와 쓰지 않을 수 있었지만, 얼음 추출 기기의 컵 거치부분이 텀블러 크기와 맞지 않아 사용이 불가능했다.
이에 대해 이인신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기계에 다회용기 사용이 가능한 ‘옵션’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며 “인건비 절감을 위해 도입된 무인점포가 비대면 환경에서 급증하고 있는 만큼, 제도적 사각지대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줄이기, 늘어나는 무인점포는 ‘사각’, 경인일보, 2026년 1월 14일 입력, https://www.kyeongin.com/article/1757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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