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김경은 기자]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고자 시행됐던 지난 몇 년간의 ‘빨대 정책’은 한곳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채 시장 혼란을 초래해왔다.
빨대 정책은 2021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 이후 본격 추진됐다. 이듬해 종이 빨대 사용은 의무화됐지만, 사용 불편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자 환경부는 2023년 플라스틱 빨대 규제를 철회했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종이·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방향으로 또다시 변경됐다.
계속되는 정책 변화로 혼란이 불거진 가운데, 최근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대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빨대·포장재에 사용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친환경 소재 바이오플라스틱의 종류 중 하나인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박테리아,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 등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도록 만든 플라스틱이다.
지난해 DataM intelligence가 발표한 글로벌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248억 2천만 달러에 평가됐던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2032년에 1005억 6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친환경 포장 수요 증가 ▲폐플라스틱 감축을 위한 규제 강화 ▲지속 가능 소재에 대한 소비자 선호 확산이 시장 확대를 이끄는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커지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 규모에 맞춰 국내 유통 기업들도 이를 따라가는 추세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은 매장 내 일반 플라스틱 빨대를 비치하지 않고, 고객 요청 시 생분해성 PHA 빨대를 제공하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스타벅스가 기존 종이 빨대를 식물 유래 바이오 매스 빨대로 변경한 데 이어, 커피 브랜드 폴바셋도 올해 초부터 PHA 기반 생분해성 빨대를 일부 매장에 시범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빨대뿐 아니라 각종 용기나 포장재에도 사용된다.
이마트는 이미 2009년부터 신선식품의 포장 용기를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폴리락타이트(Polylactite) 생분해성 소재로 사용해 왔다. CU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도시락 용기를 폴리락틱애시드(Polylactic Aicd) 생분해성 소재로 전면 교체했다.
특정 조건 충족하지 않는 이상 친환경 될 수 없다?
플라스틱의 생분해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일정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실제로는 58℃ 이상의 고온이 유지되는 산업용 퇴비화 시설에서 6개월 이상 있어야 플라스틱이 분해된다. 최근에는 ‘토양 조건에서 24개월 내 90% 분해’ 기준이 추가됐다.
하지만 국내에는 별도의 퇴비화 시설이 거의 없어, 대부분 소각되거나 종량제 봉투에 넣어 일반 쓰레기로 분류돼 왔다.
이 과정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재활용 플라스틱과 섞이면 분리가 어려워지고, 재생 플라스틱의 품질도 저하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혔다.
특히 온도·습도·미생물 환경이 매우 중요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바다나 산에 버려진다면 일반 플라스틱과 다를 것 없이 오랫동안 썩지 않고 그대로 남게 된다.
지난해 12월 개최된 ‘2025 전국해양과학포럼’에서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바다에서 분해되지 않고 오히려 기존 플라스틱보다 미세 플라스틱을 양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 규제 사각지대 존재
현재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재활용 의무 대상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에, 종량제 봉투에 넣어 폐기물을 처리해야 한다.
2021년 녹색연합이 발간한 ‘생분해 플라스틱의 오해와 진실’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부의 환경표지인증기준은 ‘생분해성 수지 제품은 통상적으로 회수가 곤란한 제품 또는 재활용의 분리수거가 어려운 제품에 대해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한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생분해 플라스틱이 재활용 의무 제외 대상인 것에 관해 “폐기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폐기해야 하는지, 또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설계·생산·소비돼야 하는지 등의 정책 규제가 비어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폐기물 부담금 부과 대상에도 제외돼 있다. 폐기물 부담금은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억제하고 자원의 낭비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1항`에 따르면, 재활용이 어렵고 폐기물 관리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제품의 경우, 제품 제조·수입업자가 폐기물 부담금을 부담하게 돼 있다.
그러나 생분해성 수지 제품은 해당 조항의 2항에 따라 예외 항목으로 분류돼, 폐기물 부담금 규제 대상에서 빠져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생분해성 수지로 적합함을 인정받아 환경표지인증을 받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폐기물 부담금 부과 제외 대상에 해당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생분해성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에 적용되는 명확한 법적 규제가 마련되지 않아, 제도적 사각지대가 생겨난 셈이다.
이에 녹색연합 관계자는 “규제 사각지대일 뿐만 아니라, 오락가락했던 빨대 정책 과정에서 종이 빨대 업계가 큰 피해를 보았던 것처럼, 소비자의 선택권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실질적인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사회적·정책적 방향성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는 제품 대부분이 일회용품인 상황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더 많이 만드는 것보다는 일회용품 규제를 강화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진흥법’, 제도 공백 메울 수 있을까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구자근 국회의원이 생분해성 플라스틱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자 ‘생분해성 플라스틱산업 진흥법안’을 국회에 대표 발의했다.
이번 법안은 ▲생분해성 플라스틱, 분해 조건, 퇴비화 등의 정의 설명 ▲생분해성 플라스틱산업 진흥을 위한 국가 등의 책무와 다른 법률과의 관계 등 규정 ▲생분해성 플라스틱 산업의 품질 향상을 위한 품질 표지 인증 제도 규정 등을 골자로 한다.
실제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EN 13432 표준’ 등에 따라 생분해성·퇴비화 가능 플라스틱 제품의 적합성 평가를 진행한다. 즉, 해당 표준을 통과하면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인정돼 퇴비화 가능 요건을 충족하는 시스템이다.
국내 생분해성 플라스틱 인증의 경우, 제조부터 폐기까지 전과정에 대해 환경성과 품질 관련 기준을 검토하는 환경표지인증(EL724)이 유일하지만, 산업 육성보다는 환경 규제적 성격에 치중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해당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품질표지인증제도 도입과 더불어 산업용 퇴비화 시스템의 체계적 구축이 본격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갈피 못 잡는 빨대 정책, `생분해성 플라스틱` 해결책 될까, 파이낸셜리뷰, 2026년 2월2일 입력,
http://www.financialreview.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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